내친 김에 <以 A 爲 B>: < A 로써 B 를 삼다>(즉 A를 B로 삼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합시다.
<以 A 爲 B>라는 표현(한문의 고정 형식)은 아주 흔히 쓰이는 형식으로 특히 <조선왕조실록>에 무수히 등장하는 표현입니다. 임금이 신하에게 관직을 제수함을 나타내는 표현에 자주 쓰입니다. 기본 골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以 아무개(사람 이름) 爲 아무벼슬(관직 이름)>
구체적인 예를 들면, 太宗 6年(1406 丙戌 / 명 영락(永樂) 4年) 1月 25日(丙辰) 1번째기사
에 보면 우리 선조 평도공에게 <전라도 도관찰사>를 제수한 기록이 나오는데
<以 朴訔 爲 全羅道 都觀察使>
<박은으로써 전라도 도관찰사를 삼았다>(즉 박은을 전라도 도관찰사로 삼았다 = 박은을 전라도 도관찰사에 임명했다).
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용례(用例)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 외에 몇 가지 예를 더 보면
(1) <三國志 魏書 武帝紀>
秋七月 以夫人卞氏 爲王后 (가을 7월에 부인변씨로써 왕후를 삼았다. 즉 부인변씨를 왕후로 맞이하였다).
(2) <戰國策 趙策四>
必 以長安君 爲質, 兵乃出 (반드시 장안군을 인질로 삼아야, 군대가 비로소 출동할 것이다).
(3) <三國志 魏書 高柔傳>
夫治定之化 以禮 爲首, 撥亂之政 以刑 爲先 (무릇 안정된 사회 안에서 교화를 분포하는 것은 예의로써 으뜸을 삼아야 하며, 혼란스런 세상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형법을 우선해야 합니다).
참고: 治政 (나라가 잘 다스려져 안정됨).
다음은 <莊子 大宗師>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직접 한번 해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以刑爲禮, 以禮爲翼, 以知爲時, 以德爲循.
(이형위례, 이례위익, 이지위시, 이덕위순).
좋은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