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보(1642)에서 사용한 "始祖"를 계해보(1683)에서 "先祖"로 고친 이유:
戶長公舊譜稱以始祖按禮始祖之稱一則以感神靈而生者一則以仕於他國而爲大夫者今非此類恐有所未安故亦謹改曰先祖
윗글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구보(임오보)에서는 호장공을 始祖(시조)라 칭(稱)하였는데 시조라는 칭호를 예기(禮記)에 살펴보니
1. 신령(神靈)의 감응을 받아 태어난 사람,
1. 타국에서 벼슬을 하여 대부(大夫)가 된 사람
을 이르는 말이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경우가 아니므로 (호장공을 시조라 부르기에는) 마음이 편하지 못한 바가 있으니 역시 삼가 先祖(선조)라고 고쳐 부르기로 한다.>
위 주장의 논리적 과정 탐색: <禮記>(예기)의 정의(定義)에 따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살피면, (1) 혁거세 시조대왕 같은 신화적 인물, (2) 다른 나라에서 귀화하여 새롭게 가문(씨족)을 시작한 인물을 "始祖"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호장공의 경우는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호장공께서는 밀직공의 계축 호적에 의해 알아낼 수 있는 상계(上系)의 한계(限界)에 해당되셨기 때문에 반남박씨 1세조가 되신 것이다. 만약 밀직공의 계축 호적에 고조(高祖)(즉 호장공의 父)의 휘(諱)가 알려졌었더라면 그 분(밀직공의 고조: 호장공의 父)께서 반남박씨 1세조가 되셨을 것이며 호장공은 2세가 되셨을 것이다. 따라서 호장공을 "始祖"라고 호칭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즉 "始祖"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면 호장공 상계와의 단절(斷絶)을 암시하게 되므로 "先祖"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겠다.
대략 위와 같은 논리에 따라 "始祖"를 "先祖"로 고치신 것으로 보입니다. 계해보 편찬에 관여하신 서계공(휘 세당)과 남계/현석공(휘 세채)은 당대 최고의 석학들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세보의 편찬자들께서 서계공과 현석공의 논리를 옳다고 받아들이신 것 같습니다. 물론 서계공과 현석공의 논리가 오늘날에도 유효한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아무튼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놓고 논쟁을 해야 생산적인 논쟁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